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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World

태풍 힌남노 북상 (매미의 기억)

by DreamSuffer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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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제주도 500km 지점까지 다가왔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내일까지 전국에 비가 많이 내릴 것이고, 태풍경보와 호우 주의 보등이 내려진 상태이다. 오늘과 내일이 태풍의 최대 고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간 날씨 정보를 보면, 수요일에 거짓말같이 비가 그친다. 내일 오후부터 그친다. 예보 그대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풍이 갑자기 생성된 것처럼, 갑자기 소멸되길 바라본다.

 

태풍 매미 때가 2003년이었는가?

2003년 여름에 입대를 했다. 그리고 대구 근처인 경산에서 군 복무를 했다. 이등병 때 태풍 매미가 온 셈이다. 워낙에 오래된 기억이지만, 군 시절의 기억들은 비교적 선명하다. 그럼에도 태풍에 대한 기억이 크게 있지는 않다. 비가 자주 내렸고, 그래서 부내 내에서 배수로 작업을 했고, 주말에 대민지원을 나갔다. 대민지원은 이미 태풍이 끝난 이후에 나간 것이니 역시나 태풍의 기억보다는 그 여파에 대한 기억이다. 쓰러진 벼들을 세우는 작업을 했고, 바람에 날아간 비닐하우스의 뼈대를 정리하는 작업과, 각종 정리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태풍 매미에 대한 기억보다는, 개인의 이등병에 대한 기억이 더 선명하다. 그러니 모든 인간의 기억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등병이다.

이등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러나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훈련병에서 이등병이 될 때의 감격은 그 어떤 진급보다도 감동이 있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일병 진급 때가 가장 좋기는 했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이등병이라는 타이틀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통과의례의 기분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등병은 끔찍하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도, 군대를 가게 될 사람도, 군대를 가지 않을 사람도, 모두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계급이 이등병이다. 그냥 그런 계급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는 오늘 불어오는 태풍 힌남노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시간이다. 

태풍으로 시작해서 군대 얘기로 들어오니 미안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오늘의 감성이니 말이다. 태풍에 대한 정보와 기사는 차고 넘치지 않는가? 이제는 예비군과 민방위도 끝나서 이등병과는 전혀 연결의 고리가 없는 아저씨의 넋두리를 읽어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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