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빠르다는 말은 이제 식상할 정도이다.
하루하루는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고, 일주일도 순식간이다.
어느덧 한 달의 후반부에 들어섰으며,
일 년의 중반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론 지난 모든 가르침들을 통해 시간은 환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하지만, 가르침을 통한 이해보다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실제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의 느낌은
아직도 더 강력하게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 어렴풋한 앎의 경계가 깨달음이 되고, 그 깨달음이 실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느낌이 되는 순간이 와야
시간의 환상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를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아직도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는 현재로서는
지난 일주일의 기록이 지금 이 순간 꽤나 절실하게 다가온다.
모든 순간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월요일에는 가족 휴가를 떠났다.
동해바다에 작은 펜션을 예약해서 몇 년 만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강릉시장에서 이것저것 맛있는 것도 사먹었고,
바닷가에서 수많은 사진들을 남기기도 했다.
저녁에는 근처 항구 횟집에서 회와 매운탕을 먹었고,
다음날 아침에는 바닷가 바로 옆 테이블에서 오랜만에 아침식사로 라면을 끓여먹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색약수터에도 들르고, 생각보다 일찍 집에 돌아왔다.
그다음 날은 여독이 풀리지 않은 덕분인지, 혹은 하루 종일 운전을 한 결과인지,
무척이나 일찍 잠이 들었다.
덕분에 그다음 날의 산행은 그리 힘들지 않게 장거리를 다녀왔으며,
또 그다음 날은 남은 기말고사를 치르고, 여러 가지 볼일들을 보며 하루가 지나갔다.
토요일은 시장에서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하루를 보냈고,
어제는 교회에 다녀오고, 오후에는 집 근처에서 외식을 했다가 속이 탈이난 덕분에
저녁에 급작스러운 트래킹을 다녀왔다. 10km를 2시간 동안 쉼 없이 걸었음에도
속은 나아지지 않고, 무릎만 당겨왔다.
아직도 속은 별로이다.
외출하면서 다시 약을 사 먹어야겠다.
오늘은 오후에 외출하면서,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어가려 한다.
가장 좋은 순간이면서도, 최근에 종종 잊었던 기억들이랄까?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정말 모른다.
가족과의 여행도 좋고, 산행도 좋고, 사람들과의 대화도 좋다.
하지만, 책과 함께 보내는 하루의 삶은,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외롭고, 쓸쓸하고, 막막하면서도 그 사이 어디선가 피어오르는 기쁨이 있다.
다시 그 시간을 찾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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