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은 마약김밥이 유명하다.
생긴 건 꼬마김밥 사이즈이다. 김밥 안에 들어간 내용물은 아마 꼬마김밥보다도 가짓수가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광장시장의 명물이다. 요즘 꼬마김밥이 인기가 있기는 하다. 일반 시장에서도 꼬마김밥 안에 스팸, 진미채, 돈가스, 참치, 땡초 등을 넣어서 다양한 종류로 판매하곤 한다. 아무튼 광장시장에는 여러 먹거리가 있지만, 마약김밥도 그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여러 곳에서 원조집이라고 하고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자매 집 혹은 모녀 집이 원조집이다. 물론 주관적인 기억이기에 확인은 힘들다. 아무튼 맛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원조집의 큰 의미는 없다. 가장 친절한 집에 가면 그만이다. 소스도 동일한 곳에서 판매하는 것 같고, 내용물도 비슷비슷하다.
진짜는 잡채김밥이다.
제목을 광장시장 마약김밥이라고 붙였지만, 사실 정말 찐 맛집은 잡채 김밥이다. 이것은 광장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고, 광장시장에서도 한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다. 오죽하면 한시 간 이상 걸리는 광장시장에 일주일에 두세 번씩 출근도장을 찍겠는가? 정말 엄청난 맛이다. 일단 마약김밥이 한팩에 3천 원인데, 잡채 김밥은 어묵 2개 + 참치 누드김밥 + 잡채 세트로 먹어도 4천 원이다. 잡채 김밥을 판매하는 곳은 광장시장 메인 먹거리 장터 골목이 아니고, 포목점과 한복점들을 지나 골목 끝으로 들어가야 한다. 종로 4가 방향에서 길을 건너면, 칼국수 집이 보이는데, 칼국수집 길을 따라 우측으로 조금 올라오면, 빈티지 옷을 판매하는 작은 가게가 있고, 시장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이 있다. 이 골목을 가기 직전에 1,000원 커피숍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약간은 어두운 골목에서 밝은 곳을 발견할 수 있고, 그곳에 백종원 선생님과 3대 천왕 시절에 찍은 김밥집 사장님 사진이 정면에 걸려있다. 바로 그곳이다. 야외 테이블이 골목골목에 배치되어 있고, 사장님 사진을 바라보고 우측을 보면, 꽤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서 있어서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일요일은 영업하지 않는다. 토요일은 아마도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김밥을 사도 자리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평일에도 운이 좋아야 바로 주문하고,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10번을 방문하면, 3~4번 정도 행운이 따른다.
모녀 사장님들이 운영하신다.
어머니 사장님은 김밥을 마시고, 딸 사장님은 잡채를 담아주시고, 돈 계산을 하신다. 나름 분업이 확실하다. 메인은 김밥 같다. 거기에 잡채가 또 한몫한다. 와~ 이 잡채는 무엇이라 표현해야 하는가? 평소 잡채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당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마 내가 잡채와 당면 마니아가 된다면, 이 집의 역할이 99%이다. 거기에 살짝 매운 고추를 넣은 간장소스를 올려먹으면, 환상의 궁합이다. 어묵, 잡채, 김밥 모두 고추간장소스를 얹어 먹는다. 그리고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최고의 맛이 완성된다. 아마 우리 동네에 있으면, 석 달 열흘은 이곳에서 매일 먹었을 것이다. 하긴 일주일에 한두 번도 땡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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