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고비인 듯싶다.
물론 8월에도 덥고, 9월에도 더울 것이다. 9월 말이나 10월 초쯤 들어서야 조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겠는가? 그리고 추워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러니 지금의 더위는 더위대로 최대한 즐기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덥다.
아마도 더위를 먹은 것이 아닌가 싶다. 어제는 정말 넋이 나갔을 정도이니 말이다. 실질적으로 뭔가 한 일이 없어 보인다. 뭔가 하긴 했다. 그럼에도 그냥 하루가 지나간 느낌이다. 지금은 그래도 된다. 뭐, 앞으로도 그래도 되긴 한다. 인생관을 변화시키는 중이니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련다. 똑같이 살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튼 덥다.
낮에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뎌낼 만하다. 견디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어서인 듯하다. 집에도 에어컨이 있지만, 너무 작다. 그래서 아예 켜 두지를 않는다. 간간히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느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간헐적으로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밤이 가장 힘들다. 샤워를 하고, 시원한 음료를 먹어본다. 잠깐은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내 곧 땀범벅이다.
그래도 지나간다.
지금은 열대야의 중심이다. 더위의 중심이고, 여름의 중심이다. 7말 8초는 성수기 중의 극성수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고, 가장 덥고, 가장 치열한 계절이다. 그 와중에 코로나는 재유행의 고개를 쳐들고, 또 누군가는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고, 또 누군가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또 나처럼 인생의 전환기를 제대로 맞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나간다는 것은 허무주의가 아니다. 지나가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다. 지나가기 때문에, 지금을 가장 즐겨야 한다. 지금의 온도, 습도, 공기, 생각, 느낌, 감각... 모두 최고로 즐겨본다.
열대야를 최고로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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