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이렇게 추워질 수 있다.
분명히 일요일 낮에는 엄청나게 더웠다. 그전에 오전과 오후에 쌀쌀한 기온이 있어서인지 일요일 낮의 더위는 생소할 정도였다. 그래도 아직 8월이니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어제부터는 아예 초겨울에 들어간듯한 날씨이다. 화요일 오전인 지금도 춥다. 거기에다가 비까지 내린다. 비가 내려서 추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두툼한 옷들을 다시 꺼내 입어야 할 시기가 온듯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오락가락하겠지만 말이다. 예보상으로는 목요일 낮에 또 무척이나 덥다. 그럼 또 여름인가 싶고...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가? 물론 프로라면, 어떤 장단이든 관계없지만.
올여름도 뜨거웠다.
그래... 뜨겁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올여름은 정말 뜨거웠다. 덕분에 시원한 계곡도 갔었고, 바닷가로 하룻밤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맛있는 음식들도 먹었고, 또 더웠고, 또 행복했다. 치열하게 살고, 치열하게 놀고, 치열하게 쉬었다. 말 그대로 치열한 삶을 보냈다. 그리고 꽤 만족한다. 작년 여름도 더웠고, 올해 여름도 더웠다. 그 이전까지는, 여름에 이렇게 더운 줄 모르고 살았다. 아무튼 삶의 모든 순간순간을 느끼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이제 추수의 계절이다.
인생에 있어서도 그런 계절이 오길 간절히 소망한다. 매번 씨를 뿌리는 일에만 동원되는 것 같은 생각들이 몰려올때가 종종 있지만, 관계없다. 무엇이든 허튼 일은 없다. 그곳에서 내가 배울 수 있고, 또 뿌리내리고, 단단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언젠가 기억도 못하는 한알의 씨앗에서 가장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을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씨를 뿌렸다면 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인내와 믿음이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가을볕에 다 자란 벼가 익어가는 것처럼, 뜨거운 풀무불에 쇠가 달구어지는 것처럼, 가마 속에 도자기들이 오랜 시간 불을 견뎌내는 것처럼,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래. 지금은 그런 시간이다. 그러니 비가 오고, 조금 춥더라도, 어떤 계절의 변화가 오더라도 다만 그날을 느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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