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이게 문제다.
특정한 상황이 발생하면,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계속 해결책을 제시한다. 속 시원한 해결책도 아닌 것들을 말이다. 무언가 상황이 종결되지 않으면 찜찜하다. 그 찜찜함을 해소하고, 자신이 해결책의 주인공이 되어야만 속 시원하게 종결을 맞는다. 이것이 나를 포함한 남자들의 문제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상황이 있다.
물론 여러 범주가 있지만, 두가지 시각으로만 본다. 해결해야 할 문제와, 받아들여야 할 문제 말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해결을 해야 한다. 특히 사업상의 일이나, 생존의 일이나, 실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일들 말이다. 당장 먹을 것이 없는데, 그 상황들을 회피하거나, 외면하려고 들면 안 된다. 이 또한 미스터리였다. 과거 한심한 남자들의 전형들은 어떻게 나가서 술 마실 돈은 있었는데, 집의 아이들에게 통닭 사줄 돈은 없었는가? 통닭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짜장면 한 그릇 정도는 사줄 수 있지 않는가? 아무튼 이런 일들은 해결을 해야 한다. 그러니 빠르게 해결책도 찾아봐야 한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해결책을 자꾸 내려는 남자들은 이런 상황을 잘 해결하지도 못한다. 떠오르는 대상들이 꽤 많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순간 모두 흘려보내는 수 밖에는. 아무튼 다음 상황이다. 받아들여야 할 문제들 말이다. 이런 것들은 많은 경우 감정의 문제들이다. 그리고, 감정은 기억의 문제이다. 기억이 없으면, 거기에 붙들릴 감정도 없다. 다만, 그 기억이 의식적인 것인지, 무의식적인 것인지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아무튼 감정의 문제들은 해결책을 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곪아버리거나, 더 무의식 안으로 파고 들어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땐 그저 상황을 지켜보자.
가만있으면 된다. 그저 지켜보자. 자꾸 뭘 하려고 해 봐야 더 깊숙하게 파고든다. 그저 바라보자. 때론 더 격렬해질 수도 있다. 감정의 소용돌이들인 실제적인 힘이 있다. 그것도 매우 강력하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버티거나, 저항하거나, 맞서려고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저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중심에서 조금 거리두기를 하는 것도 좋다. 점점 자신을 객관화시켜라. 상대방이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면, 계속 들어주고, 공감해주되, 함께 말려들어가지는 말자. 해결책은 상대방이 이미 갖고 있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여자 친구 혹은 배우자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을 때, 자신의 미련함을 드러내지 말라.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공감하고, 지켜봐야 할 문제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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