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장학금을 받았다.
정확하게는 수강신청 수업료를 감면받았다. 6과목, 18학점 전액을 지원받아서, 118만 원을 장학금으로 받은셈이다. 1학년 2학기 수업료이다. 사이버대학이지만, 수업료가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학점당 얼마라는 것을 보고 부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학기 한 과목당 3학점이 들어가고, 또 한 학기당 최소 이수해야 하는 과목과 학점을 더하니 꽤 돈이 들어간다. 물론 일반 대학에 비할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심적 부담이 된다. 현실적 부담보다, 심적 부담이 된 것이 다행인 시기이지만, 아무튼 부담은 부담이다. 그런 상황에서 받은 국가 장학금은 가뭄의 단비와 같이 무척이나 반갑다.
한국 장학재단.
이곳에서 신청하면 된다. 처음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과 단톡방에서 소식을 전해줄때만해도 이것이 나에게 해당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럼에도 반신반의하면서 신청했고, 첫 학기부터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정기적인 수입이 없으니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추후에 수입이 생기면 그때는 장학금을 받지 않아도 무관하다. 어찌 되었건 수입이 생기면, 학비는 내가 충당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때까지만 지원을 받아도 현재의 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성적도 중요하다.
직전학기 성적이 C학점 이하로 떨어지면, 2회의 경고를 받은 이후에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1학기에는 직전학기 성적이 없었으니 그대로 받았고, 현재 2학기는 직전 1학기 성적이 충족되어, 별도 경고 없이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장학금을 받으려니 성적도 더 신경쓰게 된다. 사이버대학교라고 자칫 늘어질 수 있는 환경을 다잡아 주니 1석2조인 셈이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열심히 하기 위해서 입학한 것이긴 하지만...
한 발자국씩 나아간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덧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고 2학기가 되었다. 그 말은, 대학생의 1학년 1학기를 이수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7~8번 정도 반복하면 학사를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원을 진학하고, 석사를 거쳐 박사학위까지 도전하는 것이 전체의 목표이다. 최소 10년의 여정이다. 그러니 서두르지 않고, 한 발 한 발 나아가게 된다. 서두른다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여정 일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는 특별한 여정이다.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끝까지 잘 해내리라 믿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 목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관건은 지금 이 모든 여정의 순간들이다. 지금의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그러니 즐긴다.
지금의 더위, 지금의 공기, 지금의 감정, 지금의 시야, 지금의 모든 것들을 말이다. 때론 짜증나고, 때론 화도 나고, 때론 답답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을 즐긴다. 이제 막 세상에 눈을 뜨고 있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 무궁무진하다. 나는 이 세상의 아주 작은 조각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니 이제부터 또 배운다. 그리고 이 배움의 순간들을 온전히 즐긴다.
그러다 보면 이렇게 오늘처럼 행복한 날이 있다.
오늘은 오늘을 즐기련다. 장학금을 받은 이 순간을 만끽해본다. 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정신없겠지만, 오늘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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